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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대, 고대 무덤 뼈 DNA로 ‘친족관계 지도’ 최초 규명 N

No.229430818
  • 작성자 홍보팀
  • 등록일 : 2026.04.09 10:17
  • 조회수 : 4223

경산 임당동‧조영동 고총군 출토 인골 고유전체 연구, 삼국시대 친족 네트워크 밝혀내

순장묘에서 근친혼‧족내혼 확인, 가족 단위 순장 유전적 증거 최초 확보

한국, 동아시아 고대사 연구에 기여 … 국제 저명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벤시스> 게재

[2026-4-9]

<왼쪽부터 영남대학교 박물관 김대욱 학예연구원, 세종대학교 우은진 교수, 서울대학교 정충원 교수>


 영남대학교(총장 최외출)가 인골 기반 고유전체 연구를 통해 고대 한국인 간의 복잡한 친족관계 네트워크를 최초로 규명해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연구는 영남대 박물관 김대욱 학예연구원, 세종대 우은진 교수, 서울대 정충원 교수 연구팀을 비롯해 독일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 연구소(Max Planck Institute for Evolutionary Anthropology)가 참여해 국제공동연구로 진행됐다.


 연구팀은 삼국시대 대표적 고고학 유적인 경북 경산시 소재 ‘임당동‧조영동 고총군’에서 출토된 고대 한국인들의 인골을 분석해 신라시대 지역 풍습에 대한 새로운 연구결과를 제시했다. 사람의 뼈와 치아는 오랜 시간이 지나도 보존 상태에 따라 DNA 분석이 가능하다. 이런 오래된 고유전체(Ancient genome)는 과거 사람들의 이동성과 크기, 친족 및 결혼 풍습 등 많은 정보들을 제공해 준다. 연구팀은 임당동‧조영동 고총군의 44개 무덤에서 출토된 78명의 고대인 유골로부터 DNA를 추출해 생물학적 친족 관계를 확인함으로써 경산시에 살았던 과거 한국인들이 근친혼과 족내혼을 행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번 연구 논문의 공동 제1저자이자 교신저자인 김대욱 학예연구원은 “임당동과 조영동의 분묘군은 고대 압독국 후예들의 무덤으로, 대형 분묘에서는 여러 순장묘가 확인된 바 있다. 분묘에서 출토된 각종 장신구나 무구, 토기 등 출토유물 뿐만 아니라 당시 사람들이 먹었던 각종 동물유존체와 주피장자와 순장자의 인골이 잘 남아있어, 인골의 과학적 분석을 통해 친족 관계, 계층별 식단, 각종 질병이나 갑작스러운 죽음 등 고대 사람들의 삶을 생생히 복원할 수 있는 아주 특별한 유적이다”고 강조했다.


 서울대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드러난 한국 고대인들의 족내혼 양상은 기존 유럽의 고대 및 중세 사회 연구 사례에서 관찰되는 엄격한 여성 족외혼 풍습과 확연히 대비되는 것으로, 현재까지 고대 사회에서 유전적으로 보고된 사례는 신석기시대 튀르키예와 중국이 유일하다”며 연구의 특이성을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고고학적으로도 많은 함의를 지니고 있다. 신라의 경우 ‘삼국사기’와 같은 역사 문헌을 통해 왕실 내 근친혼의 사례가 잘 알려져 있으나, 이를 유전학적으로 증명한 사례는 전무하다. 신라시대 지방에서 족내혼과 근친혼이 흔히 행해졌다는 사실을 증명한 것은 역사적, 학술적으로 매우 의미있는 성과다.


<DNA 분석을 통해 본 임당동과 조영동 고분군 피장자들의 친족 관계 도면>


 기존에 검증할 수 없었던 순장자들의 친족 관계도 새롭게 발견했다. 한 무덤에 묻힌 순장자들이 부모-자식 혹은 형제 관계로 드러난 사례들을 통해 임당동‧조영동 고총군에서는 특정한 주인을 위해 일가족을 함께 순장되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한, 무덤의 주인과 순장자들 간에는 친족 관계가 확인되지 않았으며, 무덤 주인과 순장자 간에 가까운 친족 관계가 흔치 않음을 통해 매장 신분에 따른 친족 구조의 분절이 나타났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연구결과는 기존 고고학 연구에서 제기된 예측을 뒷받침한다. 기존 연구에서 인근에 조성된 무덤의 주인들은 서로 부부일 가능성을 제시한 바 있는데, 이번 연구에서 실제 연접분 주인 간 부부 관계를 가계도 복원을 통해 확인했다. 이는 다른 고총군에서 확인되는 연접분 역시 부부의 무덤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강하게 시사한다. 또, 앞선 연구에서는 임당동‧조영동 고총군 내 구분되는 권역에 따라 친족 관계가 분절되어 있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번 연구를 통해 친족이 권역을 넘나들며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임당동‧조영동 고총군 전체의 연결성을 밝혀낸 것이다.


 연구팀은 “임당동‧조영동 고총군 주변 지역의 고유전체 인골에 대한 추가 분석을 통해 삼국시대 지역 사회의 규모와 이동성을 파악하고, 국내 다른 지역 유사 사례의 비교를 통해 삼국시대 지역 사회의 특징을 연구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고대 병원균 DNA 및 고대인의 유전병, 스트레스 양상을 추가 연구함으로써 고대인의 삶의 현장을 생생하게 복원하겠다”고 후속 연구 계획을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한국의 고유전체 연구에 대한 필요성과 관심을 촉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대욱 학예연구원은 “최근 한국의 고유전체 연구성과가 보고되고 있으나, 여전히 한반도 내 친족 관계에 대한 연구는 고사하고, 대표성을 갖는 고유전체 정보가 부족한 실정이다”면서 “이번 연구처럼 활발한 고유전체 연구를 통해 기존에 알려지지 않은 고대 사회 한국인들의 풍습과 유전적 구성에 대한 논의와 관심이 확장된다면 한국인에 대한 이해를 증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경상북도 경산시 ‘압독국 문화유산 연구 활용 프로젝트 학술 용역 사업’ 및 한국연구재단 ‘한우물파기기초연구사업’과 ‘대학기초연구소지원사업(G-LAMP)’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 논문은 미국과학진흥협회(AAAS)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2026년 4월 9일 게재됐다. 논문명은 <Ancient genomes reveal an extensive kinship network and endogamy in a Three- Kingdoms period society in Korea>이다.